그저 검색을 통해 유입된 사람들이다.
나는 이곳을 일기장처럼... 그리고 메모지처럼 사용하는데..
이름 모를 이들이 왔다 갔다 한다.
때로는 그런 생각을 한다.
아무도 모르는 익명성이 보장된 북적거리는 도심 인도를 한없이 걷는 심정으로 나는 여길 찾는 건가.
서른아홉이란 드라마를 몇 회 보았다.
이상하리만치 공감이 되어서 눈물이 날 장면이 아닌데도 난 주룩주룩 울고 있었다.
아마도..
익명성 속에서 나는, 사람을 느끼고 싶었듯이 그 서른아홉 세 여자의 우정이 너무도 질투가 나서 그래서 울었나 보다.
사람이 부대끼고 산다는 거. 그래서 울고 웃고. 이야기가 있고. 비틀림이 있고. 성장과 성숙... 때로는 허무가 있는 삶.
삶이 얼마나 대단하고도 웃긴 것인지.
어떤 이는 살기를 원하고, 낫기를 원하며, 다시 사랑하고 결합하길 원하며.
어떤 이는 죽기를 원하고, 헤어지길 원하며 죽이기를 원하는.
또 어떤 이는 행복하고자 하고 어떤 이는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며
어떤 자는 더 가지려고, 어떤 자는 더 나누려고,
어떤 자는 버리려고 하는.
생의 아이러니.
아무도 모를 이곳에 누군가가 훔쳐보고 갈지도 모를 이곳에서 나는 뭘 하고 있는가.
이 기나긴 넋두리들이 다 뭔가.
나는 주님께 말씀드릴 수가 없어서 이곳에 쓰는가.
주님께서는... 내게 무엇을 원하시나.
더 성숙하라고 채근하실까.
다 내려놓으라고 하실까.
제가 더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있나요...
이런 제가 성숙할 수... 있나요...
점점 더 몸과 마음이 약해지고 어쩌면 자아의 우상이 더 강해지는 이 나이에
내 시선을 십자가를 올려다보아야 하지 않는가.
고난주간이구나.
십자가.. 무섭고 살벌한 십자가.
아무도... 원치 않고,
그 누구도 감히 자신의 죽음 이리라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사형 틀.
심히 고민하고 번민하는 이 수많은 낱말들에
내 마음은 그분의 자릴 빼앗아 번민하고 있으니
만왕의 왕 되신 그 분의 죽음을 다시 헛되이 하고 있네....
주님.... 예수님.... 오늘도 주님 앞에, 십자가 앞에 머리 숙입니다, 라는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고단합니다, 주님.
나의 입술과 마음을 고쳐 주소서.
주님. 오늘도... 역시...
저는 죄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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