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노트

넌 할 수 있어 - 강산에

grey809 2022. 6. 6. 22:05

후회하고 있다면 깨끗이 잊어버려
가위로 오려낸것 처럼
다 지난 일이야
후회하지 않는다면
소중하게 간직해 언젠가 웃으면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너를 둘러싼 그 모든 이유가
견딜수 없이 너무 힘들다 해도
너라면 할수 있을꺼야
할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후하지 않는 보석같은 마음있으니

어려워 마 두려워마
아무것도 아니야
천천히 눈을 감고 다시 생각해
보는거야 세상이 너를
무릎 꿇게 하여도
당당히 니 꿈을 펼쳐 보여줘
너라면 할수 있으꺼야
할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후하지 않는
보석같은 마음있으니
너라면 할수 있을거야
할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후하지 않는 보석같은 마음
있잖니 후하지 않는 보석같은
마음있...잖니

 

 

1994년 8월 9일.
올림픽대교를 건너는 버스 안이었고..
그 해 8월은 유난히 더웠다.

버스 뒤쪽 창가 자리에 앉아
마음을 상실한 채로 앉아 육신만 둥둥 실려가고 있는데..
버스 라디오 볼륨을 타고 흘러나온 노래.

강산에 넌 할 수 있어.

이십 년도 훌쩍 지난 그 순간의 기억이
이제 와 무슨 힘이나 있겠냐마는..

한없이 무너지던 그때를 떠올릴라치면
다시 그때, 그 시간, 그 장소, 그 버스 안으로 소환되어서
꼼짝 못하고 벌을 서는 내 모습을 생생하게 마주 선다.


그때를.. 그 시간을, 아픔을..
적나라히
느낀다.

스무 살 감정, 마음, 생각, 상태.
무너진 나로 다시 벌을 선다.

울지 말자.
괜찮다.

괜찮아질 거다.

어지간히 망각이 통할 법도 한데..
아물 수 있는 슬픔의 종류는 아니었던 것.

이곳 여행지서 부딪힌 이 노래가 94년 버스 안으로 날 소환한다.

덧난 상처에 연고를 바른다.

이 모든 게 스러질 날이 오면
정말 자유로울까.
너를 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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