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y809 2021. 5. 18. 09:34

6시 기상해서
초간단 만둣국(다시다와 맛소금이 역할을 다 하는..)으로 셋이서 아침을 먹고
설거지.
아이는 씻고
나는 어수선한 집을 치운다.
침대스프레드와 베개커버를 걷어내고 세탁기로.
건조기의 빨래들을 개고
바닦 청소기 밀고 닦고.
흐트러진 물건들은 정리정돈.
내가 씻고 나니 9시 20분.

가치가 있는 일인지 없는지.. 모를 전업주부의 살림.

경제력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림에라도 불태운다.

돈을 벌던 언젠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냥 동네아줌마.

사회의 일원으로 뭔가를 창조해내던 나 따위는 잊은지 오래다.
남편과 아이를 뒷받침 하지 않냐고 말해오면..

어느덧 난.. 그게 꼭 합리화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렇게 또 지난 십오년과 똑같은 하루를 지나고 있지만.
나는 그 세월동안 똑같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냈고.
달라진 내가 오두커니 있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그가 말한 의미.
의미.

내 한 걸음의 의미.
그것을 발견해 내려 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저 가축일 뿐.

그래서 글쓰기가 의미가 되어주고.
다시 의미는 글쓰기가 되어주는.

시작. 다시 시작이다.